작년 말경에 직장을 옮기고 좀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새로운 개발언어, 새로운 개발환경, 새로운 개발 방법론까지... 새 직장에서 워낙 많은 변화가 있다보니 접사튜브 제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최근에 몇가지 조사를 하다 보니까, 그간 제가 적절하지 못한 방법으로 목재를 가공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CNC로 재료를 가공할 때 사용하는 가장 흔한 End Mill은 UP-CUT 이라는 날의 형태를 가지는데, 재료를 절삭하면서 만들어진 잘라진 재료를 위로 빼내는 역할을 합니다. 절삭된 재료를 빠르게 배출해 절삭면의 품질이 우수하고, 절삭 진행 속도가 높게 유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좀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이걸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첫째는 절삭을 진행하면서 바닥의 재료를 끌어올리는 힘이 작용을 합니다. 그래서 절삭할 재료를 바닥에 단단히 고정해야 하고, 특히나 얇은 판재의 경우 진공방식의 고정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 판재가 끌려올라가 엉망이 됩니다.
둘째는 가공 재료의 윗면의 품질이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특히 재료의 물성이 질긴 플라스틱이나 나무 같은 경우는 절삭면 윗표면이 망가지게 됩니다.
이런 경우 대안으로 UP-CUT이 아닌 DOWN-CUT 나선 방식의 End Mill을 사용합니다. 아래 이미지가 이 두 End Mill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DOWN CUT End Mill의 경우는 절삭 나선의 진행방향이 아래로 향해서 깍여진 조각이 아래 쪽으로 배출이 되는 형태입니다. UP-CUT 처럼 절삭 조각들이 빠르게 배출되지 않는 관계로 진행 속도를 좀더 늦게 해야 합니다. 대신 UP-CUT End Mill의 단점을 상쇄합니다.
아래 동영상은 이 두가지의 차이를 잘 보여주는 영상입니다. 절삭에 사용된 플라스틱은 UHMWPE는 질긴 물성을 가지고 있어서, UP-CUT을 하게 되면 절삭면의 상부 표면이 지저분하게 됩니다. 그리고 얇은 판재가 End Mill을 따라 위로 막 끌려올라가게 됩니다. 뒷부분에 나오는 DOWN-CUT은 반면에 상대적으로 깨끗한 표면을 보여줍니다.
최근에 몇개 Down-Cut End Mill을 구입하여, 접사튜브 경통에 적용해 봤습니다. 절삭 진행 속도는 약 15% 정도 늦추고, 가공을 했는데, 아주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아래는 이 두개의 엔드밀로 가공한 접사튜브 경통의 결과물을 보여줍니다.
접사튜브 경통은 이제 거의 다 가공해서, 이 Down Cut 엔드밀의 효과를 많이 보기는 어렵겠지만, 앞으로 이어질 케이스의 CNC 가공에선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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