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Photo&TalK |
안녕하세요? 디마스터 (ww.dmaster.co.kr)의 디마영입니다.
이 글은 삼성동의 자랑인 록산컨버터에 LUT 기능이 추가되면서 쓰게 된 글입니다. 특히 LUT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앞의 글들을 읽고 나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시간에 살펴본 것처럼 LUT라는 것이 최근 컬러 프리셋처럼 쓰이고 있지만 원래는 컬러 프리셋용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LUT의 컬러에서 활용은 Log가 DR 확장의 기능을 하면서 더 각광을 받게 된 측면이 있습니다.
Log까지 설명하려면 글이 지나치게 길어지므로 간단하게만 짚어보겠습니다.
원래 다이내믹 레인지는 센서 성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아무리 센서에서 다이내믹 레인지를 넓게 담아낸다 하더라도 이 데이터를 디지털화시킬 때 양자화 단계를 얼마로 하느냐에 따라 다이내믹레인지의 범위가 한정되어 버립니다.
즉 아무리 센서가 넓은 DR을 담아 보내도 이것을 8비트로 기록한다고 하면 14비트로 기록할 때보다 훨씬 좁은 DR을 담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그러나 Log라는 것은 리니어가 아닌 로그 커브를 이용하여 기록을 하기 때문에 리니어하게 기록할 때에 비해 DR을 훨씬 넓게 담을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인터넷상에 설명들이 많이 나와있지만 부족하다면 나중에 별도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사실 Log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영상에는 흔히 감마라고들 부르는(정확한 용어가 아니나 이렇게들 알고 계시므로) 커브가 이미 적용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이것을 감마 인코딩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렇게 감마가 적용된 영상은 우리 눈의 특성에 맞게 중간 영역대에서의 정보는 비교적 살아 있지만 일정 이상의 명부나 암부의 디테일을 대폭 생략하고 높은 컨트래스트를 가져감으로써 부족한 비트뎁스에서도 사람 눈에 명확하고 시원한 인상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흔히 듣는 것 중에 HD 영상은 REC.709(ITU BT. 709) 규격을 따라야 한다는 말이 있을 것인데 이 규격 안에는 감마 인코딩과 관련된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즉 우리가 익숙해져 있는 스탠다드한 HD 영상들은 대부분 REC.709의 감마 특성을 지니고 있다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감마에 대해서는 매우 방대하고도 복잡한 그러나 한편으로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있으나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일단 일반적인 HD 영상은 REC.709의 색역과 감마특성을 가지는데 이것은 Log 기록에 비해서 DR도 좁고 명부와 암부의 디테일이 부족한 상태라고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이렇게 감마커브가 적용된 영상은 후반 작업에서 컬러 그레이딩이 매우 제한적입니다. (밝은 배경에서 인물을 촬영할 때 인물에게 노출을 맞추면 하늘이 하얗게 날아가고 검은 머리카락이나 그림자는 디테일이 사라지는 것을 보셨을 것입니다. 더구나 8비트로 압축 기록된 JPEG 이미지로는 포토샵의 달인일지라도 사라져버린 디테일을 살리기 어렵다는 것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진이라면 RAW로 기록하면 해결이 되는 문제지만 복잡한 압축기법을 쓰고도 어마어마한 용량을 자랑하는 동영상을 RAW로 기록한다는 것은 설령 기술적으로 가능하더라도 쉽지 않은 일이겠죠. (최근에는 RAW로 동영상을 기록하는 카메라들이 늘어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프로들도 부담을 느끼는 것이 RAW 촬영입니다. 그래도 컬러그레이딩을 중요시 여기는 작업에서는 RAW를 선호하게 됩니다. )
이때 Log를 적용해 기록하면 비트뎁스가 좁고 압축된 영상일지라도 일반적인 감마커브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명부 정보와 암부 정보를 담을 수 있게 됩니다. 다만 Log를 적용한 영상은 명암의 차이가 압축되어 있어 컨트래스트가 많이 떨어지고 컬러 역시 채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사람의 시각으로 볼 때 답답하고 부자연스럽게 보입니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 후보정을 거치게 되는 것인데 특별한 컨셉의 컬러 그레이딩을 할 것이 아니라 표준적인 REC.709 느낌으로 돌아오고자 할 때 즉 Log를 명부나 암부가 날아가는 것을 방지하고 DR 확장의 용도로 쓰고자 할 때는 매번 Log 소스에 컬러 이펙트를 적용하고 옵션을 세팅해서 Rec.709 처럼 보이게 만들기보다는 아예 Log 특성을 Rec.709로 바꿔주는 LUT를 만들어놓고 한번에 적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Log로 기록된 소스들은 log to 709 같은 LUT를 적용하면 표준적이고 익숙한 화면으로 바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REC.709 말고도 용도에 따라 다양한 LUT 를 만들 수 있을 것이고 어차피 LUT가 원본의 컬러를 특정한 스타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컬러 프리셋으로 써도 상관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런 면이 있고 그렇게들 많이 사용을 하면서 점점 LUT를 컬러 프리셋처럼 여기는 경향이 생겨난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LUT는 컬러그레이딩을 위해 개발된 것이 아니라서 세부조정의 옵션도 없고 무엇보다도 원본을 특정하여 개발되기 때문에 원본의 특성이 다르면 결과도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Log를 Rec.709로 바꿔주는 LUT는 원본이 LOG여야만 Rec.709 스타일로 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Log로 촬영되지도 않은 영상에 Rec.709 LUT를 적용하면 엉뚱한 결과가 나오게 되겠죠.
그럼 Log 촬영본이면 다 똑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인가라는 의문과 Log가 아닌 영상이라도 일단 Log 처럼 흐릿하게 만들면 되는 것 아니냐, 아니면 멀향님 실험처럼 Log로 만드는 LUT를 적용한 후 Rec.709를 또 적용하면 되지 않겠느냐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여기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Log라는 것은 장비에 특화된 커브입니다. 비록 회사마다 Log를 부르는 명칭이 있고 같은 회사의 카메라들은 같은 이름으로 Log를 지칭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카메라마다 센서나 프로세싱의 특성 등을 반영하여 세팅이 됩니다. 즉 카메라마다 Log의 특성이 다르다는 것이죠. 그러므로 Log를 Rec.709로 바꿔주는 LUT를 보면 기기 별로 여러 종류가 나와있는 것을 보실 수 있고 해당 장비에 맞는 LUT를 써야 제대로 된 변환이 되게 됩니다. (얼마 전에도 DOF에 LUT는 아무것이나 적용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는 답변이 올라왔었는데 그렇지 않다가 더 추천할 수 있는 답변이 되겠습니다.)
예를 들어 캐논과 파나소닉, 소니의 Log로 촬영된 소스들은 각각 특성이 미묘하게 다르므로 캐논에는 캐논에 맞는 LUT, 파나소닉과 소니에도 각각에 맞는 LUT를 적용시켜 Rec.709로 바꾸는 것이 좋고 서로 다른 카메라들로 촬영했더라도 각각의 특성에 맞는 LUT를 적용시켜 거의 비슷한 느낌으로 만들어 함께 편집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런 용도로 LUT를 사용했었습니다.
물론 Log로 기록된 영상들은 어느 정도 비슷한 특성이 있어 다른 종류의 Log용 LUT를 적용하더라도 그런대로 괜찮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특히 같은 회사에서 나온 장비이거나 비슷한 특성을 가진 카메라들끼리는 큰 문제 없이 변환이 되기도 합니다. 파나소닉의 베리캠 LUT가 GH4 Log에 대충 적용되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죠. 그러나 여기도 문제가 있습니다.
컬러의 특성 자체는 비슷하게 변환되지만 10비트 4:2:2의 여유있는 소스를 대상으로 한 LUT를 8비트 4:2:0의 소스에 적용함에서 나타나는 부작용과 카메라와 기록포맷의 특성이 다름에 따라 나타나는 약간의 차이입니다.
카메라나 기록 포맷의 특성이 다를수록 이 차이는 커지게 되고 기대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는데 그렇다고 별도로 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특히 인코딩할 때 LUT를 함부러 적용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편집과정 중에서 LUT를 이펙트처럼 적용할 때는 레이어를 겹쳐서 투명도를 조절하거나 블렌딩모드를 쓰는 등 편법을 통해서 LUT 효과를 조절할 수는 있지만 이것도 추천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일단 록키산맥님이 경험하신 것처럼 LUT를 적용했을 때 LUT 소개 사이트에 나온 예제들처럼 안되는 것은 당연한 일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LUT가 NX1의 특성에 맞춰 나온 LUT가 아니기 때문이죠.
이는 마치 라이트룸에서 같은 세팅을 적용해도 캐논과 니콘 카메라의 색감이 다르게 나오는 것과 비슷하다 하겠습니다. 즉 LUT는 들어오는 입력 값이 무조건 일정한 출력 값으로 변환되는 것이고 세부 조절이나 기기 특성에 맞춰 변화를 줄 수 있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물론 그렇게 만들 수는 있고 그런 방식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지만) 입력소스의 특성이 다르면 출력 특성도 달라지는 것입니다.
더구나 Log 기능이 아예 없는 NX1에 Log 촬영본을 대상으로 한 LUT를 적용시키면 결과가 더욱 엉뚱하게 나타나고 화질 손상의 우려도 커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NX1 소스를 Log처럼 보이게 하는 LUT를 먼저 적용시킨 후 다시 Log용 LUT들을 적용시키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얼핏 보면 괜찮아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더욱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그냥 눈에 괜찮으면 되는 것 아닌가 하시지만 그렇지 않은 이유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글이 많이 길어졌고 다시 밤이 깊었으므로 다음 글에서 다뤄보겠습니다. 천일야화도 아닌데 새벽마다 글을 올리게 되네요. 그것도 재미없고 어려워서 천일은 커녕 며칠 못채우고 형장으로 끌려갈 글을요.
직접 강의를 할 때는 훨씬 더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방법이 있는데 글로서 설명하려니 참 쉽지 않은 개념들입니다. 이번에 만든 인코딩에 관한 강의도 어려운 내용이지만 글로 읽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는 말씀들을 하십니다.
긴 글이 여려 편으로 나눠지니까 읽으시는 분들도 힘이 드실 겁니다만 그래도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다음 주에는 바쁜 일들이 있어서 글을 올리는데 시간이 걸릴 듯 합니다만 가능한 빨리 마무리를 짓도록 하겠습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 이 글이 록산컨번에기능이 추가된 것이 필요 없거나 써서는 안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컨버터에 LUT기능은 매우 유용하고 필요한 것인데 그 용도를 잘 알아야 한다는 뜻이며 글을 다 읽으시면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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