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중국에서 열린 바둑대회 최종전에서
이세돌 9단이 상대 중국기사에게 "반 집 패"를 당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을겁니다.
바둑을 좀 아시는 분들은 "반 집 패"라는 말의 의미를 아시겠지만...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으니, 오늘은 "반 집 승"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물론 저는 바둑을 둘 줄은 모릅니다...ㅋ
바둑이라는 게임은 쉽게 이야기 하면 "집 따먹기" 입니다.
누가 많은 집을 따먹었나에 따라 승패가 갈리지요.
당연히 집의 숫자는 정수가 나와야 합니다.
근데, 바둑이라는 게임의 속성상...
비슷한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90% 이상 흑돌을 쥐고 처음 둔 사람이 이긴다고 합니다.
그래서 생긴 것이 "덤"이라는 것이죠.
나중에 두는 불리한 백돌을 쥔 사람에게 "덤"으로 몇 집 주고 시작합니다.
일종의 핸디캡 매치이지요.
그 때 처음 생긴 "덤"이 "반 집" 이었다고 합니다.
즉, 흑/백의 양 기사가 무승부로 갈리면 돌을 늦게 잡은 백기사에게 승리를 선언하고
기록으로는 "반 집 승"이라고 표현한 것이죠.
처음에 "덤"이 나왔을 때는 "반 집" 정도만 필요했는데,
최근 프로 대회는 "반 집"으로는 어림없어서, 덤을 더 많이 줍니다.
"바둑왕전"은 6집 반, "몽백합배"는 7집 반... 그런 식이죠.
아예 계산조차 할 필요도 없이 승패가 갈리는(불계승, "포기하다 = 돌을 던지다는 표현"은 여기서 나옴) 경우도 있지만,
불리한 조건의 사람에게 "덤"이라는 돌파구를 마련해 주는 게임...
바독의 규칙을 통해 인생의 한 면을 배우게 됩니다.
살면서 누군가 저에게 "반 집"의 여유를 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구요...
살면서 누군가에게 제가 "반 집"의 여유를 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오늘의 뻘글이었습니다.
간만에 뻘 글을 쓰니 졸리네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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